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요?
적자를 만든 것은 본업이 아니었습니다
2025년 연결 순손실은 −53.2억이었어요. 그런데 미국 자회사 Qpix Solutions 한 곳의 순손실이 −91.6억이었습니다. 나머지 자회사를 다 합치면 오히려 +2.3억이었고요. 적자의 원인이 본업이 아니라 자회사 한 곳에 몰려 있었다는 뜻입니다.
회사는 이 자회사를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2025년 사업보고서 주석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청산을 전제로 계산한 결과 회수가능액이 장부금액에 크게 못 미쳤고, 손상차손 52.0억을 인식했습니다(유형자산 26.6억, 사용권자산 23.1억과 무형자산 2.4억). 전년도 손상은 0원이었어요. 이 금액이 2025년 4분기에 한꺼번에 들어가면서 그 분기 영업외 손실을 만들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게 현금이 나가는 비용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미 장부에 있던 자산을 지운 것이라, 2026년부터는 그만큼 감가상각도 줄어듭니다. 실제로 QPIX의 반기 순손실은 −22.2억에서 −5.2억으로 17.1억 줄었어요.
출처: KRX(pykrx) 일별 시세. 2026년 1월 5,060원이 저점이었고 8월 31일 종가는 7,320원입니다.
왜 지금이 갈림길일까요?
| 분기 | 매출 | 영업이익 | 영업이익률 |
|---|---|---|---|
| 2025 1Q | 272.5억 | −17.3억 | −6.4% |
| 2025 2Q | 290.0억 | −3.1억 | −1.1% |
| 2025 3Q | 293.5억 | +10.1억 | +3.5% |
| 2025 4Q | 291.3억 | −29.2억 | −10.0% |
| 2026 1Q | 367.5억 | +35.8억 | +9.8% |
| 2026 2Q | 364.6억 | +25.1억 | +6.9% |
연결 기준 분기 단독입니다. 1분기부터 3분기까지는 각 분기보고서의 당기 3개월 금액을 그대로 썼고, 4분기는 연간에서 3분기 누계를 차감해 계산했습니다. 네 분기 합계 1,147.3억이 연간 1,147.2억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어요. 출처: DART 각 정기보고서.
연간 영업이익 −39.5억만 보면 2025년 내내 나빴던 것처럼 읽힙니다. 실제로는 3분기에 이미 흑자로 돌아섰고, 4분기에 손상차손이 들어가면서 다시 크게 마이너스가 된 거예요.
매출이 30% 늘 때 판관비는 2% 늘었습니다
2026년 상반기 매출은 732.1억으로 +30.2%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판매비와관리비는 224.7억으로 +2.1% 늘어나는 데 그쳤어요. 그래서 판관비율이 39.2%에서 30.7%로 8.5%p 내려갔습니다. 매출총이익률도 35.5%에서 39.0%로 올랐고요.
얼마가 적정할까요?
먼저 현금부터 세어 봅니다
| 항목 | 2026년 6월 30일 | 주당 환산 |
|---|---|---|
| 현금및현금성자산 | 411.6억 | 2,481원 |
| 단기금융상품 | 1,060.0억 | 6,389원 |
| 차입금 | −7.7억 | −47원 |
| 순현금 | 1,463.8억 | 8,823원 |
| 시가총액 (기준가 7,320원) | 1,214.5억 | 7,320원 |
| 기업가치(EV) = 시총 − 순현금 | −249.3억 | −1,503원 |
상장주식수 16,591,014주로 나눈 값입니다. 출처: DART 반기보고서 재무상태표, KRX 일별매매정보(2026-08-31).
표가 말하는 것은 간단합니다. 주당 현금이 8,823원인 회사를 7,320원에 산다는 뜻이에요. 현금만 받고 본업은 덤으로, 정확히는 마이너스 1,503원을 받으면서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그 본업이 상반기에 영업이익 61.0억을 냈고요.
목표가는 이렇게 계산했습니다
목표가는 "회사가 가진 현금"에 "본업에 얼마를 쳐줄지"를 더해서 구합니다. 본업 가치는 2026년 예상 영업이익에 배수를 곱했어요. 상반기 61.0억에 하반기를 보수적으로 49억만 잡아 연간 110억으로 놓았습니다.
| 시나리오 | 가정 | 본업에 적용한 배수 | 목표가 | 기준가 대비 |
|---|---|---|---|---|
| Bull낙관 | 순자산 가치를 그대로 인정받는 경우. 계열 의존과 현금 미활용 할인이 해소됩니다 | PBR 1.0배 | 14,500원 | +98.1% |
| Base기본 | 순현금 1,463.8억에 본업 가치 280억을 더합니다. 2026년 영업이익 110억 기준 | EV/영업이익 2.5배 | 10,500원 | +43.4% |
| Bear비관 | 턴어라운드가 일회성으로 판명되고 다시 적자로 돌아가는 경우. 순현금 대비 32% 할인 | 본업 가치 0 | 6,000원 | −18.0% |
Base에 적용한 EV/영업이익 2.5배는 대단히 낮은 배수입니다. 보통 제조업에 8배에서 12배를 주니까요. 낮게 잡은 이유는 두 가지예요. 매출의 35%가 최대주주향이라 성장의 질을 외부에서 검증하기 어렵고, 순현금 1,464억을 쓸 계획이 확인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로 인색하게 매겨도 상승 여지가 43%라는 것이 이 종목의 특징이에요.
무엇이 이 판단을 뒤집을까요? (리스크)
- 리스크 1. 계열사 밀어내기일 가능성. 매출의 35%가 최대주주향이고 그 채권 회수기간이 154일입니다. 늘어난 매출채권의 59%가 여기서 나왔어요. 만약 실제 수요가 아니라 계열사 재고로 넘긴 것이라면 매출 성장은 되돌아옵니다. → 반증 관측: 3분기에 바텍향 채권이 219억보다 줄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영업이익의 60%를 넘으면, 밀어내기가 아니라 정상적인 성장에 따른 운전자본 증가였다는 뜻입니다.
- 리스크 2. 이익의 질. 상반기 순이익 84.3억 중 22.1억이 환율이고, 법인세 18.9억이 아직 안 나갔습니다. 하반기에 환율이 반대로 움직이고 법인세가 나가면 숫자가 확 달라져요. → 반증 관측: 3분기 누적 영업현금흐름이 법인세를 낸 뒤에도 영업이익의 40%를 넘으면 이 우려는 해소됩니다. 반대로 40% 아래면 이 리포트의 Base를 낮춰야 합니다.
- 리스크 3. QPIX가 아직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청산을 전제로 손상했는데 반기보고서 판매경로 표에는 여전히 미국 법인으로 남아 있어요. 자본잠식은 −137.1억에서 −152.7억으로 더 깊어졌고, 부채 229.3억의 성격이 공시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것이 모회사 대여금이면 청산할 때 추가 손실이 남아요. → 반증 관측: 별도재무제표 주석에서 QPIX 앞 대여금이 소액으로 확인되거나, 청산과 영업양수도 공시가 추가 손실 없이 나오면 이 리스크는 닫힙니다.
- 리스크 4. 이익을 R&D 절감으로 만든 부분. 상반기 경상개발비가 72.1억에서 60.7억으로 −15.8% 줄었습니다. 매출 대비 12.8%에서 8.3%로 내려갔어요. 디텍터는 기술 경쟁이 계속되는 시장이라 이 절감은 오래 못 갑니다. → 반증 관측: 3분기와 4분기에 R&D가 다시 늘면서도 영업이익률이 7%를 지키면, 마진 개선이 비용 삭감이 아니라 제품 믹스에서 왔다는 증거입니다.
- 리스크 5. 현금이 영영 안 풀릴 위험. 순현금 1,464억을 두고 배당은 25.8억, 순현금의 1.8%뿐입니다. 자기주식 159.9억도 소각하지 않고 들고 있어요. 2026년 3월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조세특례제한법상 고배당기업에 해당하여 별도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첨부 없이 주요 내용을 기재"로 갈음했고 수치 목표가 없습니다. 지배주주가 60.34%라 외부 압력도 약해요. 이 할인은 촉매가 없으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 반증 관측: 2027년 3월 배당 결정에서 배당총액이 40억을 넘거나 자기주식 소각이 결의되면, 재평가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리스크 6. 최근 급등의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8월 11일 잠정실적 공시일에 −10.5%였다가, 8월 20일 기업설명회 개최 공시일에 +17.5%, 다음 날 +10.3% 올랐어요. 거래량은 평소의 20배였습니다. 그런데 그 공시는 증권사 후원 기관 대면미팅이라는 통상적 내용이고, 급등을 설명할 다른 재료를 찾지 못했습니다. → 반증 관측: 8월 24일 배포된 IR 자료(거래소 IR자료실과 회사 홈페이지)에서 구체적인 수주나 신제품 일정이 확인되면 급등에 근거가 있는 것이고, 없다면 기대만으로 오른 것이라 되돌림을 감안해야 합니다.
기준가 7,320원에서 3분의 1을 시작하고, 6,300원 아래에서 3분의 1, 5,700원 아래에서 나머지를 담는 방식이 적절해 보입니다. 다만 8월 급등의 근거를 IR 자료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첫 3분의 1을 넘기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