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사는 무엇으로 돈을 버나요?

70년 된 작은 증권사입니다. 하는 일은 네 가지예요.

한양증권은 1956년에 세워져 1988년에 상장한 증권사입니다. 직원 규모나 시가총액으로 보면 업계에서 작은 축에 들어요.

돈 버는 방식은 네 갈래입니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증권사예요. 이 회사가 특별해지는 지점은 사업이 아니라 금고 안입니다.

금고 안에 든 것산 값지금 장부가시가총액 대비
한국거래소 지분 2.89%49억1,678억57.3%
땅 5필지 (여의도 본사 포함, 3월 재평가 후)82억1,031억35.2%
한국증권금융 0.58%, 예탁결제원 0.37% 등82억304억10.4%
합계213억3,013억102.8%

출처: DART 반기보고서(2026.06), 접수 2026년 8월 14일, 주석 8과 11. 셋째 줄은 장부가가 남아 있는 종목만 셌습니다(전액 손실 처리한 망포개발 등 취득가 9억은 뺐어요). 한국거래소는 상장사가 아니라 이 평가액에는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표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래요. 지금 주가로 회사를 통째로 사면 금고 안의 것만 받아도 본전이고, 증권업 본체는 공짜로 딸려옵니다. 그 본체가 올해 상반기에 순이익 383억을 냈어요.

한국거래소 지분이 49억에 사서 1,678억이 된 이유는 단순해요. 1956년부터 증권업을 했으니 거래소 초기 회원사였고, 그 지분을 팔지 않고 들고 있었어요. 부동산으로 치면 40년 전에 산 땅을 아직 취득가로 적어두고 있던 셈입니다.

시가총액과 자산가치 (억원)

자기자본은 6월말 6,695억에 7월 8일 들어온 유상증자 500억을 더한 값입니다.

지금 무엇이 바뀌고 있나요?

최근 1년 사이에 세 가지가 달라졌어요. 셋 다 아직 주가에 안 들어갔습니다.

하나. 주인이 바뀌었고, 새 주인이 계속 사고 있습니다

2025년 6월 18일, 70년 가까이 이 회사를 갖고 있던 한양학원이 지분을 팔았습니다. 산 쪽은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예요. 대표는 강성부 씨입니다.

여기까지는 뉴스에 나온 이야기죠. 덜 알려진 건 그다음입니다. 올해 6월 25일, KCGI가 회사의 새 주식을 받아갔습니다. 238만주를 주당 21,000원, 500억어치였어요.

여기가 중요합니다 대주주에게 신주를 몰아주는 제3자배정 증자는 보통 시세보다 싸게 줍니다. 10%에서 30% 깎아주는 게 관행이에요. 그런데 이번엔 반대였습니다. 기준가 18,605원에 12.9%를 얹어 21,000원에 발행했어요. 1년 동안 못 파는 조건(의무보호예수)까지 걸었습니다.

더 눈여겨볼 건 지금 주가입니다. 19,400원이니까 대주주가 낸 값보다 7.6% 쌉니다. 회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두 달 전에 낸 값보다 싸게 살 수 있다는 뜻이에요.

KCGI 지분은 29.59%에서 40.69%가 됐습니다. 소액주주 네 곳이 이 증자를 막아달라고 법원에 가처분을 냈지만 7월 8일 기각됐어요.

둘. 자기자본이 1년 만에 24% 불었습니다

두 가지가 겹쳤습니다. 3월에 땅을 다시 감정했고, 7월에 증자 대금이 들어왔어요.

시점사건자기자본 변화
2025년 12월말기준5,818억
2026년 3월 31일땅 5필지 재평가. 장부가 82억이 1,031억이 됐습니다+720억
2026년 상반기반기 순이익에서 배당 211억을 뺀 몫+157억
2026년 7월 8일KCGI 유상증자 대금 납입+500억
현재1년도 안 돼 24% 증가7,195억

재평가 금액은 나라감정평가법인이 2026년 3월 31일 기준으로 산출했습니다. 세금 몫 230억을 뺀 720억이 자본으로 들어갔어요. 출처: 자산재평가 결과 공시(2026년 3월 31일)와 반기보고서 주석 11.

같은 기간 주가는 오르지 않았어요. 4월에 31,500원까지 갔다가 지금 19,400원이에요. 자본은 24% 늘었는데 값은 38% 빠졌습니다.

셋. 만년 적자 부서가 흑자로 돌았습니다

위탁영업, 그러니까 개인 계좌 장사는 이 회사에서 오래 애물단지였어요. 2024년 18억 적자, 2025년 6억 적자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에 37억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무엇이 바뀌었을까요. 주식이 아니라 선물 거래예요.

구분2024년2025년2026년 상반기
선물 거래 예치금 (평균 잔액)20억47억942억
선물 거래대금4.0조7.6조14.1조
선물 수수료 수입0.8억1.4억11.6억
주식 수수료 수입79억97억146억

출처: 반기보고서 '영업의 현황' 중 위탁매매업무. 예치금은 기간 평균 잔액입니다.

선물 예치금이 1년 반 만에 47배가 됐어요. 반기 만에 작년 한 해 거래대금의 두 배를 처리했어요. 식당으로 치면 손님 수는 비슷한데 회전율 높은 손님이 새로 들어온 셈이에요.

그리고 이 흐름에는 다음 장이 있어요. 회사는 2025년 10월부터 장외파생상품업 진출을 준비해 왔어요. 장내에서 남의 주문만 받던 데서, 직접 상품을 만들어 파는 쪽으로 가겠다는 뜻입니다. 이번 증자 500억의 명분이 바로 이거였고, 법원도 그 필요성을 인정했습니다.

부서별 영업이익 (억원)

출처: 반기보고서 '부문별 영업실적'. 회색이 2025년 상반기, 파랑이 2026년 상반기입니다.

숫자가 그 이야기를 받쳐주나요?

절반은 받쳐주고, 절반은 11월에 확인해야 합니다. 있는 그대로 보여드릴게요.
2026년 2분기 실적분기 단독 기준, 별도 재무제표, 출처: DART 반기보고서(2026년 8월 14일 접수)
순영업수익
556억
전년 대비 −2.1%
영업이익
255억
전년 대비 +43.3%
영업이익률
45.9%
전년 31.3%
순이익
197억
전년 대비 +44.5%
순영업수익이란 증권사의 진짜 매출입니다. 수수료, 이자와 매매손익을 번 것에서 나간 것을 뺀 순액으로 합친 값이에요. 증권사는 채권을 1조원어치 사고팔아도 실제로 남는 건 몇십억이라, 흔히 말하는 '매출액'을 그대로 보면 규모를 열 배쯤 과장하게 됩니다.

영업이익은 43% 늘었습니다. 그런데 순영업수익은 오히려 2% 줄었어요. 이익이 늘어난 건 더 벌어서가 아니라 덜 써서입니다. 판매관리비가 392억에서 301억으로 91억 줄었고, 그중 급여가 122억 줄었습니다.

급여 감축분의 절반은 임원 몫이었어요. 주요 경영진 보상이 반기 기준 126억에서 76억으로 내려갔습니다. KCGI가 들어온 뒤의 비용 정리로 보여요.

무엇으로 벌었나2026년 2분기2025년 2분기차이
수수료로 번 돈 (순액)292억246억+46억
이자로 번 돈 (순액)288억70억+218억
채권과 주식 매매1,387억78억+1,309억
선물과 옵션 매매−1,432억+149억−1,581억
배당과 기타20억25억−5억
순영업수익556억567억−11억

출처: 반기보고서 주석 25, 26, 27, 28과 31을 합쳐 재구성했습니다. 분기 단독 수치는 손익계산서의 3개월 항목을 썼어요.

표에서 셋째와 넷째 줄을 같이 보셔야 해요. 채권에서 1,387억을 벌고 선물에서 1,432억을 잃었어요. 이건 실수가 아니라 짝을 이룬 거래입니다. 채권을 잔뜩 사두고 금리가 튈 위험은 선물로 덮는 구조예요. 둘을 합치면 2분기 매매 손익은 45억 손실이고, 상반기로 넓혀도 482억에서 72억으로 줄었습니다.

그 빈자리를 이자 수익이 메웠어요. 순이자이익이 70억에서 288억으로 네 배가 됐습니다. 이 218억이 지속되는 돈인지가 이 리포트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고, 답은 11월에 나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섯 번째 장에서 다룰게요.

분기영업이익순이익비고
2025년 1분기294억211억
2025년 2분기178억136억
2025년 3분기189억143억
2025년 4분기93억76억연말 성과급 정산으로 이익이 절반 아래로 내려갑니다
2026년 1분기260억186억
2026년 2분기255억197억두 분기 연속 250억대

4분기 수치는 사업보고서의 연간 값에서 3분기까지 누계를 빼서 구했습니다. 검산하면 294 + 178 + 189 + 93 = 753억으로 2025년 연간 영업이익과 맞습니다.

4분기가 유독 낮은 게 보이시죠. 증권사는 연말에 성과급을 몰아서 털기 때문에 4분기 이익이 늘 낮게 나옵니다. 이 종목을 분기 실적 흐름만 보고 사고파는 건 맞지 않아요.

분기별 영업이익 (억원)

출처: DART 분기보고서와 사업보고서. 회색은 성과급 정산이 몰린 분기입니다.

시장은 왜 아직 모르나요?

이유가 셋 있고, 셋 다 시간이 지나면 풀리는 종류입니다.

이유 하나. 화면에 뜨는 숫자가 틀렸습니다

증권사 앱이나 포털에서 한양증권을 찾으면 PBR이 0.50배로 나옵니다. PBR은 "회사가 가진 순자산 대비 주가가 몇 배인지"예요. 1배면 장부가만큼, 0.5배면 장부가의 절반값에 팔린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0.50배는 3월의 땅 재평가 720억과 7월의 증자 500억이 아직 안 들어간 값이에요. 옛날 자본에 새 주식 수를 나눠 쓰고 있습니다.

구분자기자본주식 수주당 순자산PBR
앱에 뜨는 값반영 안 됨반영 안 됨38,947원0.50배
실제 값7,195억15,582,356주46,171원0.42배

자기자본은 6월말 6,694.6억에 유상증자 500억을 더했습니다. 주식 수는 보통주 15,109,486주와 우선주 472,870주를 합쳤어요.

이유 둘. 경쟁사와 나란히 놓으면 이상해집니다

회사시가총액PBRPER자본 대비 이익 (ROE)
신영증권2조 5,745억0.62배17.3배3.6%
부국증권5,641억0.58배15.9배3.6%
한양증권2,931억0.42배3.9배10.7%

경쟁사는 2026년 8월 19일 종가, 한국투자증권 OpenAPI 기준입니다. ROE는 PBR을 PER로 나눠 구했어요. 한양증권은 재평가와 증자를 반영한 자기자본 7,195억, 상반기 순이익을 1년치로 환산한 767억으로 직접 계산했습니다.

ROE는 "자기 돈 100원으로 1년에 몇 원 버는지"예요. 한양증권은 10.7원, 두 경쟁사는 3.6원이에요. 세 배를 버는데 더 싸게 팔립니다.

원래 이 둘은 같이 움직여요. 돈을 잘 버는 회사일수록 순자산보다 비싸게 팔리는 게 정상이에요. 지금처럼 벌어진 상태는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좁혀지는 길은 둘 중 하나예요. 주가가 오르거나, 이익이 경쟁사 수준으로 떨어지거나. 어느 쪽인지는 11월에 갈립니다.

이유 셋. 사고 싶어도 사기가 어렵습니다

8월 19일 하루 거래량이 7,124주였어요. 금액으로 1.4억원이에요. 기관 투자자가 의미 있는 규모를 담으려면 몇 주가 걸리는 수준이라, 애초에 큰 돈이 들어오기 힘든 종목이에요.

거래가 얇으면 저평가가 오래 방치돼요. 뒤집어 말하면 개인 투자자에게는 시간이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다만 팔 때도 똑같이 얇다는 건 기억하셔야 합니다.

기다리는 동안 받는 것 2025년 결산 배당은 주당 1,600원이었습니다. 전년 950원에서 68% 올렸어요. 지금 주가로 따지면 연 8.2%입니다. 배당총액 211억은 작년 순이익의 37% 수준이라 무리한 배당도 아니에요. 다만 재평가로 늘어난 720억은 법으로 배당 재원에서 빠집니다. 배당은 어디까지나 영업으로 번 돈에서 나옵니다.
최근 6개월 주가 (원)

출처: KRX. 4월 23일 고점 31,500원 대비 38% 낮은 자리입니다.

얼마까지 볼 수 있나요?

목표가는 두 숫자를 곱해 만듭니다. 주당 순자산이 얼마인지, 시장이 그 순자산에 몇 배를 쳐주는지.

증권사는 해마다 이익이 크게 출렁여서 이익으로 값을 매기면 흔들립니다. 그래서 순자산 기준(PBR)으로 보는 게 정직해요.

기준이 되는 주당 순자산은 46,171원입니다. 자기자본 7,195억을 주식 수 15,582,356주로 나눈 값이에요.

시나리오가정적용 배수목표가지금 대비
Bull잘 풀리면장외파생업 인가를 받고, 위탁영업 흑자가 자리 잡고, 이자 수익도 유지됩니다. 경쟁사보다 높은 대접을 받는 자리예요0.70배32,300원+66%
Base보통이면이익 체력은 조금 후퇴해도 자산가치가 제값을 찾습니다. 경쟁사 밴드(0.58~0.62배) 바로 아래까지만 올라오는 자리0.55배25,400원+31%
Bear안 풀리면이자 수익이 반토막 나고 급여도 원래대로 돌아가, 이익 체력이 절반이 됩니다0.38배17,500원−10%
목표가 시나리오 (원)
이 목표가를 흔드는 것 적용 배수가 0.05배 움직이면 목표가는 약 2,300원 바뀝니다. 반대로 주당 순자산 쪽은 단단해요. 가장 큰 자산인 한국거래소 지분 1,678억은 상장사가 아니라 평가에 불확실성이 있지만, 그 값을 절반으로 깎아도 지금 PBR은 0.48배입니다. 재평가로 늘어난 720억을 통째로 빼도 0.47배예요. 어느 쪽으로 깎아도 싸다는 결론은 안 바뀝니다.
위아래가 대칭이 아닙니다 아래로 10%, 위로 31%에서 66%입니다. 손실 위험 1에 기대 수익 3에서 6이에요. 이 구조가 나오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회사가 들고 있는 자산이 주가를 아래에서 받치고 있어서, 이익 논쟁이 최악으로 끝나도 빠질 자리가 얼마 없어요.

이 이야기가 틀린다면요?

세 가지가 이 서사를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각각 무엇을 보면 판정이 나는지 적었어요.

이 밖에 회사가 피고인 소송의 청구액 합계가 253억인데 쌓아둔 충당금은 7.7억뿐이고, 2021년 전직 임원의 배임 혐의 35억 건도 진행 중입니다. 다만 253억을 전부 물어줘도 자기자본의 3.5% 수준이라 목표가를 1,600원 낮추는 정도예요. 상세한 근거는 findings/001750_dig.md에 정리해 뒀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될까요?

한 번에 담지 말고 둘로 나눠 사는 게 이 종목의 구조에 맞습니다.
순서시점구간비중조건
1차지금19,500원 이하목표의 절반자산가치만으로 성립하는 몫입니다. 지금 사도 대주주가 낸 21,000원보다 쌉니다
2차11월 16일 이후확인 후 판단나머지 절반3분기 순이자이익 250억 이상과 급여 150억 이하를 확인하면 채웁니다

왜 한 번에 안 사느냐면 이유가 두 가지예요. 4월 고점에서 38% 빠진 흐름이 멈췄다는 증거가 아직 없어요. 그리고 하루 거래량이 7천 주라, 급하게 담으면 자기 손으로 값을 올리게 됩니다.

11월 확인에서 기준을 못 넘기면 기본 목표가를 20,000원대로 내리고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그때는 이 리포트가 틀린 거고, 고쳐 쓰는 게 맞아요.

한 줄로 줄이면 시가총액보다 많은 자산을 들고 자본 대비 이익을 경쟁사의 세 배 내는 회사가, 자기자본의 0.42배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배당 8.2%를 받고, 아래로는 10% 위로는 30% 이상이 열려 있어요.

분할 매수: 1차 구간 19,500원 이하, 2차는 11월 확인 후